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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인간을 디자인하다

저자	:	홍숙영



면수	:	246



발행일	:	2011-11-25



정가	:	\ 15,800



ISBN	:	9788996586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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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서평

예제소스

정오표

인간은 언제나 이야기꾼이다

- 장 폴 사르트르

스토리텔링은 오랫동안 어린이를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나 문학 연구의 한 분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스토리텔링은 미국을 중심으로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고, 최근 들어 각 분야에서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디지털 서사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스토리’의 위력과 ‘텔링’의 영향력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교훈적이고 귀한 메시지를 딱딱하고 지시적인 언어로 전달해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한다면, 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많은 사람들이 메시지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게 된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달라질 것이다.

미국의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 후보 시절, “미국이여, 우리는 되돌아 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홀로 걸을 수 없습니다(America, we cannot turn back. We cannot walk alone.)” 라는 마르틴 루터 킹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사로 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중국의 성현인 장자는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은 우화로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안겨 주었다.

군인들은 실제 상황을 잘 이해하기 위해 훈련 시뮬레이션 게임을 만든다. 의사는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예전에 있었던 비슷한 사례를 이야기하며 안심시킨다. 또 기업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감동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환상적인 동화를 들려준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이 군사 훈련, 기업 연수, 판매 전략, 이미지 광고 분야 등에 널리 쓰이면서 마치 거짓된 선전이나 과장을 일삼는 도구로 이해되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 그렇지만 이러한 단순한 활용만이 스토리텔링의 목적은 아니다.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은 진정성과 높은 이상, 아름다운 가치를 담아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의 공감과 성찰을 이끌어 내고, 더 나아가 참여하며 실천하는 고귀한 삶으로 인도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광고’나 ‘홍보’의 대체어가 아니며, ‘엔터테인먼트’의 유의어도 아니다. 스토리텔링과 가장 비슷한 말은 ‘진실’이다. 따라서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스토리텔링 해야 하며, 정치인이 아니라 정치 철학을 스토리텔링 해야 하고, 외형이 아니라 내면을 스토리텔링 해야 한다. 그런 스토리텔링만이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움직이게 한다.

이 책을 쓰는 동안 동화와 전설, 민담과 신화를 새롭게 읽었고,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수도 없이 보았으며, 스마트폰으로 눈이 빠져라 웹툰을 들여다 봤다. 연극, 뮤지컬, 오페라 속에서 공주, 왕자, 요정, 염소치기 소년, 장군, 저승사자, 사기꾼, 마녀, 가짜 영웅, 첫사랑을 찾아 헤매는 여인 등 수많은 캐릭터들을 만났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역할이 선하거나 악하거나 결국 퍼즐의 일부분이 되어 스토리텔링을 하나의 지향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세상, ‘유토피아의 건설’이다.

훌륭한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면 먼저 훌륭한 가치가 무엇인지 탐색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거짓으로 꽉 찬 스토리텔링이 밀려나고, 진실하며 의미 있는 스토리텔링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 내면의 진정한 울림이 전달되어 또 다른 울림을 만들어 낼 때, 우리가 사는 세상은 훨씬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이 여러분의 생각과 관점을 정리하고, 이야기하는 방법을 익혀 효율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정의롭고, 품위 있고, 참된 사회를 꿈꾸며, 우리는 오늘도 스토리텔링을 한다.

홍숙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