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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 프로그램 기획을 배우고 경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서 기획은 프로그램의 설계도를 만드는 일이며, 프로그램 제작의 출발점이다. 기획이 잘된 프로그램이 제대로 연출되면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지만, 기획이 잘못된 프로그램은 아무리 연출을 잘 해도 좋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2부 10장으로 구성되었으며, 제1부는 프로그램 기획의 기본요소를 소개하고, 제1장에서는 프로그램 기획의 개념과 제작기획 과정을 설명하고 있으며, 제2부는 제작기획의 실제로서 프로그램 구성형태별로 제작기획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프로그램 기획과정은 프로그램의 구성형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구성형태별로 나누어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제1장 드라마, 제2장 코미디, 제3장 다큐멘터리, 제4장 대담 프로그램, 제5장 시사정보/잡지 프로그램, 제6장 놀이 프로그램, 제7장 음악 프로그램, 제8장 소식 프로그램, 제9장 광고의 순으로 기획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머리말 중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의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은 제작자(producer)다. 제작자는 프로그램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정하지만, 대본을 쓰지는 않는다.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아이디어와 개념을 작품으로 잘 쓸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작가를 뽑아서 대본을 써줄 것을 부탁한다. 저자가 방송사에 들어와서 프로그램 제작자의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드라마 대본을 뺀 그밖에 대부분의 프로그램 대본을 제작자들이 직접 썼다. 그래서 그때의 제작자들은 제작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프로그램 기획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었다. 하기야 그때만 해도 프로그램의 규모와 내용이 오늘날의 프로그램에 비해서 작고, 단순한 편이어서 제작자들이 하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나라의 방송이 발전하고 방송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프로그램 제작일도 전문화되어 대본 쓰는 일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 되었으며, 따라서 작가들은 프로그램의 구성형태에 따라 전문화되었고, 지난날처럼 제작자들이 대본을 쓰는 일은 없어졌다. 그러다보니 오늘날의 제작자들에게는 프로그램 기획을 배우고 경험할 기회가 없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이제 프로그램 기획은 더 이상 제작자들의 고유한 기능이 될 수가 없어졌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프로그램 제작자를 여전히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으로 뽑을 것인가? 이 시점에서 방송사들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오늘날 영화감독들 가운데에는 자신이 직접 쓴 대본을 가지고 영화제작에 뛰어들어 성공한 이들이 많다. 예를 들어, <친구>의 대본을 쓴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서, 강재규, 강우석, 이창동 등의 감독들이 자신의 대본을 가지고 직접 제작해서 영화감독으로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방송에서는 작가들이 제작자나 연출자로 나설 기회가 막혀 있다. 방송계에서는 아직도 제작자들을 신입사원으로 뽑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여러 방송작가들의 대본을 읽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들의 대본을 읽고 나서, 이들이 방송 PD로서의 자질도 훌륭하게 갖추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본인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영화감독과는 달리, 이들에게 방송 제작자가 될 길은 열려있지 않다.
이제 우리 방송의 역사도 어언 한 세기에 이르고 있으며, 그 동안 방송사의 수도 많이 늘어났고, 독립제작사들도 많이 생겨났으며, 이들 방송관계 기관들에 종사하는 제작요원들의 수도 많이 늘어났다. 방송의 첫 시기에는 사람이 없어 신입사원을 뽑아서 썼으나, 이제는 이들 훈련된 방송종사자들을 뽑아서 쓸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방송사 관리자들의 생각에 커다란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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